[YTN]"66년 일기에 생활상 그대로"...'호남학' 연구 본격화
Posted : 2019-03-25 02:01
앵커
'기호학'과 '영남학' 연구는 활발했는데, 호남의 역사와 기록문화를 인문학적으로 연구하는 '호남학'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호남학'을 진흥하기 위한 연구원을 지난해 세웠는데요,
갖가지 자료를 모으며 '호남학' 연구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김범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광주광역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옛 농촌 주택입니다.
높은 벼슬을 한 사대부 가옥은 아니지만, '도편수'가 지어서 건축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방 한쪽 문을 열자 작고한 집주인이 지난 1952년부터 66년 동안 쓴 일기가 빼곡합니다.
첫 일기는 논의 물꼬를 고르고 다랑이 논의 벼를 벴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생활상이 그대로 담긴 일기를 읽다 보면 그 당시 농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땅 거래 명세를 적은 일기는 매매 때 턱없이 많이 나왔던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형 / 고 김봉호 선생 아들 : 살아온 정리로 봐서 시가대로 받아야 하겠지만, 그 정리 때문에 그냥 아주 낮은 가격으로 팔게 됐는데 그 내용이 그 (아버지) 일기장에 그대로 나와 있었어요.]
호남권 인문한국학을 진흥하고 다음 세대 전문 인력을 기르기 위해 지난해 문을 연 곳에 자료가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곳곳에서 모은 자료는 세밀하게 분류한 뒤 카메라로 찍어 디지털 자료로 보관합니다.
채 1년도 안 돼 실학자 존재 위백규 선생의 목판 등 자료 만5천여 점이 확보됐습니다.
[이종범 / (재)한국학호남진흥원장 : 살만한 땅을 위해 새로운 길을 열었던 우리 선열들의 문화 정신, 실천의 아름다움 이런 것을 밝혀내는 것이 하나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고장과 나아가 우리 겨레의 미래 좌표와 같은 것을 설정하는 것이 목표가 되겠습니다.]
'기호학'과 '영남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호남학'.
자료 수집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호남 한국학 연구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습니다.
YTN 김범환[kimbh@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