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학호남진흥원이 도약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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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학호남진흥원(이하 호진원)이 개원 7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15일 제3대 호진원장으로 취임하여 호진원의 자체 역량과 외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50일가량 나름 바쁘게 보냈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 호진원은 관련 연구자와 단체는 물론 시-도민의 기대를 받으며 출범하였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상생의제 1호로 설립한 공동출연기관으로서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었다. 시작이 창대하고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직도 시-도민들은 우리 호진원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으며, 해야 할 일 또한 산적하여 갈 길이 멀기만 하다.
호진원은 지난 6년 동안 호남학 자료의 발굴과 조사 사업에서 매우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멸실 훼손 위기에 놓인 고문헌 약 7만 점을 기증 기탁을 받아 보존하는 기관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 중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3점을 비롯하여 등록문화재 91점, 광주-전남의 지정문화재 등 총 2천 점이나 된다. 올해도 두어 달 만에 약 5천 점을 기탁받았다.
올해 5월부터 국가유산기본법이 발효되면 국가와 지방정부는 지정 등록되지 아니한 국가유산의 현황을 지속해서 관리하고 미래에 국가유산이 될 잠재성이 있는 자원을 선제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호진원은 광주와 전남이 합심하여 미래를 내다보고 설립한 모범적인 사례인 셈이다. 따라서 호진원이 호남학 허브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광주와 전라남도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마침 광주시가 ‘개방형 광역수장보존센터’ 건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광주시의 이른바 개방형 통합수장고는 우리 호진원의 청사 건립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크다. 개방형 통합수장고는 전라남도뿐만 아니라 호진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므로 의견수렴을 위한 협의체가 하루속히 구성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협의체의 의견 수렴을 통하여 신속한 건립이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청사 건립이 외부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내부적으로는 호진원의 자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호진원은 유사 기관과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7년째 정원이 동결된 상태인데, 국비로 지원되는 예산은 3배 이상 불어나 연구원과 직원들의 피로도가 누적되어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호진원의 역량 강화와 내실화를 다지려면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충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호진원은 국학진흥기관이라는 사명감을 가슴에 품고 불타거나 찢긴 고문서 1점, 쥐 오줌 자국이 선명한 그림 한 폭, 빛바랜 사진 한 장이라도 더욱 완벽하게 보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호남학 아카이브를 구축하여 시-도민 모두가 기록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제공할 것이니, 관심 있는 분들의 이용을 바란다. 또한 호진원은 광주와 전남이 관심을 갖고 있는 향약-동계 문서와 누정-원림 자료들을 널리 수집하여 정리하는 한편,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여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호진원은 민족문화의 균형발전과 호남학의 전통을 미래로 잇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