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기행] 가난한 백성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 다시마 1 게시기간 : 2024-05-01 07:00부터 2030-12-24 21:21까지 등록일 : 2024-04-24 10:41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
맛 기행
|
|||||||||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고려 풍속에 양과 돼지가 있지만 왕이나 귀족이 아니면 먹지 봇하며, 가난한 백성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적었다. 그 귀한 해산물 전복, 새우, 굴 등과 함께 다시마를 예로 들었다. 만약 서긍이 지금 우리나라에 다녀갔다면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 여전히 가난한 백성들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했을까. 혹시 ‘가난한 백성들은 우리나라(중국)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하지 않았을까. 양식기술이 발달하면서 전복, 새우, 굴, 다시마 등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국산 해산물은 서민들이 쉽게 밥상에 올릴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다.
* 해대는 미역, 곤포는 다시마? 다시마는 갈조류에 속하는 차가운 바다에 서식하는 여러해살이 대형 바닷말이다. 잎은 황갈색에서 흑갈색 띠 모양으로 자라며 두껍고 표면은 매끄럽다. 줄기는 곧게 선 원기둥 모양이며 뿌리는 바위를 단단하게 붙잡을 수 있도록 얽혀 있다. 뿌리는 바위를 붙들고 온몸으로 먹이 활동을 한다. 일본 북해도, 캄차카반도, 사할린 등 태평양 연안에 분포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다시마 양식하고 있다. 옛문헌에는 다시마와 미역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다시마는 곤포(昆布), 미역은 해대(海帶), 모자반, 톳 등은 해조(海藻)로 풀이하지만 곤포와 해대를 두고 이견을 보이기도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함경도, 평안도, 경상도 등 한류가 미치는 해역 토산품으로 소개했다. <임하필기>는 ‘해대(海帶)는 다시마이며, 미역과 비슷하지만 가늘고 길다. 곤포(昆布)라고도 한다’고 했다. 이와 달리 <자산어보>는 미역을 ‘해대’라고 했다. 한해성 해조류인 다시마를 손암이 흑산도에서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청이 나중에 본초서를 살펴보고 <자산어보>에 해대는 ‘다시마(多士麻)’라고 덧붙였다. <임원경제지> ‘정조지’는 ‘해대’와 ‘곤포’를 구별 해 기록했다. 그리고 해대는 ‘맛이 짜고 성질이 차며, 독은 없다. 의원들이 소변이 잘 나오게 할 때 쓴다. 해조(海藻)나 곤포보다 효과가 좋다’고 했다. 아래는 <자산어보>에 기록된 해대의 내용이다. 해대(海帶)【속명 감곽(甘藿)】
길이는 10척 정도다. 뿌리 하나에서 잎이 생기는데, 그 뿌리 하나에서 잎이 생기는데, 그 뿌리 속에 줄기 하나가 서 있고, 줄기에서 날개 두 개가 나온다. 날개는 안이 촘촘하고 바깥은 느슨해 인전(印篆, 도장에 새긴 전서체 글자)과 같은 주름치마 모양이다. 잎은 옥수수잎과 비슷하다. 1~2월에 뿌리에서 생기며, 6~7월에 채취해서 말린다. 뿌리의 맛은 달고, 잎의 맛은 담백하다. 해산한 여성의 여러 병을 치료하는 데 이를 뛰어넘는 약이 없다. 서식지는 해조와 분포대가 같다. 청안, <본초강목>에서 ‘해대는 해조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거칠고 부드럽고 탄력이 있으면서 길다. 주로 분만을 촉진하고, 부인의 병을 치료한다’고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 다시마는 어떻게 완도 바다에 정착했을까 다시마는 동해 원산만 이북에 차가운 바다에 서식하는 해조류이며, 북해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한해성 해조류 다시마가 어떻게 남쪽 완도까지 내려온 것일까. 우리나라 다시마는 크게 참다시마, 애기다시마, 개다시마 등 세 종이다. <우리나라 수산양식의 발자취>(국립수산과학원, 2016)에 따르면 1967년 11월 재일한국인이자 수산증식 연구자 도움으로 북해도수산연구소에서 비행기로 애기다시마 모조 및 엽체를 얻어 포자배양을 시도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이듬해 다시 항공편으로 같은 연구소에서 참다시마를 기증받아 성공했다. 이후 동해산 다시마의 남해 이식 양성시험과 서해산 다시마 양식기술 개발 그리고 전복먹이용 다시마 양식 기술 등이 연구개발 되었다. 그 결과 1974년 어민들에게 보급될 당시 2,334톤 생산에 불과했던 것이 2005년 10만톤, 2020년 60만톤을 넘어섰다. 이렇게 다시마 양식이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여름을 견딜 수 있는 다시마가 개발되어 완도 일대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 이후에도 생산해 전복먹이로 공급할 수 있는 양식법도 큰 몫을 했다. 최근에 해수 온도 상승으로 다시마 양식지가 북상하고 있어 고수온에 견딜 수 있는 일명 ‘슈퍼다시마’ 품종개량을 시도하고 있다. 또 최근 강원도 사근진 앞바다에서는 토종 용다시마 양식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용다시마는 겉이 미끈한 다시마와 달리 표면이 고기비늘처럼 볼록볼록 생겼다. 무엇보다 다시마 효능에 핵심이라는 후코이단이 2배가량 많다. 그 동안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된 다시마를 깊은 바다에 설치한 양식줄로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복원에 성공했다. 다시마는 초가을부터 겨울까지 자란 다음 포자를 내보내고 녹아 줄기와 잎은 없어지고 뿌리만 남는다. 다음해 늦가을부터 자라기 시작한 2년생 엽채가 상품가치가 높다. 다시마 포자는 유영을 하며 물속을 다니다 수온이 내려가면 수정한 후 정착해 잎을 만들기 시작한다. 양식은 채묘한 포자를 수정하여 어린잎이 나타날 때 바다 양식장으로 내보낸다. 양식하는 방법은 직접 다시마 줄기를 굵은 줄(친승)에 꼽는 방법과 가는 줄에 끼워 친승에 감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식용다시마 양식에서 많이 사용하며, 후자는 전복먹이를 위한 대량양식에서 사용한다. 최대 다시마 양식장은 완도군 금일읍 일대 바다이며, 일조량과 바람 등이 더해져 건다시마 생산에 적합하다. 우리나라 식용 다시마의 60, 70%는 완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글쓴이 김준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
|||||||||
Copyright(c)2018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 All Rights reserved. | |||||||||
· 우리 원 홈페이지에 ' 회원가입 ' 및 ' 메일링 서비스 신청하기 ' 메뉴를 통하여 신청한 분은 모두 호남학산책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호남학산책을 개인 블로그 등에 전재할 경우 반드시 ' 출처 '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