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호남진흥원 기탁 1호 고문서, 문화재로 지정돼
□ 한국학호남진흥원에 기탁된 장성 행주기씨 기효간 종가 고문서 1,074점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373호)로 지정되었다.
○ 장성 행주기씨 기효간 종가는 기묘사화 직후 기원(奇遠, 1481∼1522)이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아치실에 터를 잡은 이후, 현재까지 이곳에 세거해 오고 있는 가문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명문가이다.
* 기묘사화 : 1519년(중종 14) 11월 조광조·김정·김식 등 신진사류가 남곤·심정·홍경주 등의 훈구 재상에 의해 화를 입은 사건
○ 기효간 종가는 기효간을 비롯하여 기정익, 기정진, 기삼연 등 호남을 대표하는 학자, 관료, 의병,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집안이다.
* 기효간(奇孝諫, 1530∼1593) : 김인후(金麟厚)·이항(李恒)의 문인이며, 기대승(奇大升)의 문하에도 출입하였다. 일생동안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만 전념하였으며 후진양성에 주력하여 호남의 은덕군자(隱德君子)로 불리었다. 임진왜란에는 아들 다섯을 이끌고 의병을 일으켜 6부자가 모두 선무원종공신에 봉해지기도 하였다.
○ 해당 종가에는 조선 세종대 청백리였던 기건(奇虔)의 고신부터 시작하여 대한제국기까지 5백여 년에 걸친 문중의 역사가 담겨져 있는 공신녹권, 호적, 분재기, 명문 등 다양한 고문서가 전해져 오고 있다.
* 고신(告身) : 조선시대에 관원에게 품계와 관직을 수여할 때 발급하던 임명장.
* 공신녹권(功臣錄券) : 고려·조선시대에 공신을 책봉하고 이들의 공훈을 등재하여 공신 수봉자에게 분급한 문권
* 분재기(分財記) : 조선시대 재산의 주인이 자녀를 비롯한 가족에게 재산을 상속하거나 분배하여 준 문서
○ 6.25 전쟁 때 종가가 전소되면서 전래된 많은 문헌이 소실되었으나 종손의 노력으로 3천여점을 보존할 수 있었다. 보존된 자료는 2018년 한국학호남진흥원이 개원하면서 종가에서 1호로 기탁하여 현재까지 보존 관리되고 있다.
□ 이번에 지정된 1천여점은 3천여점 중에서도 자료적 가치를 인정받은 고문서들로 상태가 양호하고 조선시대 제도사·사회사와 고문서학·지역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 특히 세종 연간에 발급된 15세기 임명문서 사례, 관직 활동 과정에서 생산된 조보 사례 등과 강세황(姜世晃, 1713~1791), 이삼만(李三晩, 1770~1847)의 친필첩이 주목된다.
* 조보(朝報) : 조선시대에 승정원의 발표사항을 필사해서 배포하던 전근대적인 관보 겸 신문형태
□ 한국학호남진흥원은 지금까지 기탁받은 자료를 목록화하고, 학술대회 개최, 자료집 간행, DB구축 등 심층 연구와 활용을 추진해 왔으며 문화재 지정을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
○ 현재 지정문화재 20건 2,015점를 비롯해 7만여점 이상의 자료를 보유 및 관리하고 있는 한국학호남진흥원은 멸실·훼손 위기에 처한 민간기록유산의 보존 및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